남미 칠레에서 살게 되면서 산티아고-인천 이 구간을 지금까지 10회 넘게 왕복을 했다. 처음에 올때는 내 신변안전이 너무나도 걱정되어서 혹시 다치면? 아니 죽으면 어떡하지? 이 걱정이 산티아고 항공권을 발권하기 전부터 출국해서 산티아고 공항에 내려서 지금현재까지 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공포감이다. 최초 산티아고에 내렸을때는 파블로 에스코바르 드라마의 카르텔에 나오는 그 사람들이랑 외모가 죄다 똑같아서 정말 행동하나 표정하나도 신경썼던 기억이난다. ㅎㅎㅎ
그리고 무조건 저녁 6시, 해가 떠있거나 없거나 무조건 한국시간처럼 퇴근시간이면 어김없이 집으로 호텔로 귀가했었다. 이건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긴 하지만 과거처럼 진짜 밤에 나가면 최소 실종 최악 사망이라는 과장되고 말도안되는 공포감은 이제 사라졌다. 사실 그런건 말도 안되는거였긴 하다. 지금도 한국 사이트들에서 남미관련 범죄 사건 뉴스댓글을 보면 남미가는건 사실 죽으려고 가는거 아니냐? 라는 댓글이 좋아요 공감이 압도적인걸 보면 이젠 이 사람들은 참 불쌍하다. 외국을 한번도 나가본적 없이 인터넷 커뮤니티만 하면서 사는구나 라는 안타까움에 이런 사람들도 다 같은 1투표라는 사실이 새삼 서글퍼진다.
내가 남미 칠레로 처음 올 때에는 당연히 미국을 거쳐서 가는 비행기만 있는줄 알았다. 그래서 선택했던 여정의 코스가 인천 – 애틀란타 – 산티아고 였다. 델타항공을 이용했었고 지금은 델타항공을 이용하고 싶어도 일단 이코노미 기준으로도 가장 비싼 가격이고, 무엇보다 애틀란타 환승이 과거에는 2시간 정도 여유였는데 지금은 1시간으로 줄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아니면 한 8-9시간 정도 대기한 뒤 인천으로 갈 수 있다. 사실 미국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수 밖에 없는게 시간대도 가장 많고 편성도 가장 많기 때문이다. LA공항 경유, 댈러스 경유, 뉴욕경유, 애틀란타 경유 등등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이용했던 노선은 인천 – 파리 – 산티아고 노선이다. 의외로 칠레산티아고에서 바르셀로나나 마드리드로 가는 항공편보다 파리로 가는 항공편이 더 빈번하고 당연히 한국으로 오는 항공편도 그렇다. 항공편도 대기 4-5시간만 하고 바로 한국행을 탈 수 있는데 에어프랑스가 파리-산티아고 노선을 대한항공이랑 코드쉐어를 해서 운항하는데, 코드쉐어이지만 대한항공 운항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시간대가 8시간 대기 혹은 다음날 항공편 이용등을 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용했던 루트는 남극항로를 운행하는 유일한 항공루트 인천 – 시드니 – 오클랜드 – 인천 항편이다. 시드니에서 라탐이 운항을 하고, 이게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항에 또 경유를 한번 한다. 이렇게 비행기는 만석으로 칠레 산티아고로 날아가는데 유일한 남극항로 운항 항공편이라는 뭔가 색다른 기분이 있다.
라탐항공이 운항하는데 라탐항공은 정말 기내식이 너무 맛이 없다. 코로나 이전에도 그랬고 이후에는 더 심하다. 근데 이 항공편은 일단 표가 많지도 않거니와 인천에서 산티아고 왕복으로는 표가 있는데 반대로 산티아고에서 인천으로 지정해서 편도로만 선택하면 표를 찾기가 어렵거나 무척 비싸다. 그래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이 없는 듯 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파리를 경유하는것 제외하고 미국이나 호주 뉴질랜드를 경유해야 할 때는 모두 ETA 비자를 발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호주는 8시간 미만 경유면 ETA가 면제인데 반해 뉴질랜드는 공항에서 단순 경유를 해도 발급해야 한다. 물론 뉴질랜드 내로 입국하지 않고 공항환승인 경우 ETA 수수료가 더 저렴하지만 그래도 이게 참 짜증스럽다.
90%는 ETA 신청 후 거의 자동 승인이 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 1-3일 늦으면 일주일도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런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어야 공항에 가서 당황하는 일이 없다.